Sunday, January 15, 2012

블루투스 키보드를 사면 대체 어디다 써먹을 건가?

사실 블루투스 키보드 따위는 관심도 없었죠. 사치라고 생각했습니다. 차라리 일반 2.4GHz 무선키보드가 더 저렴한 연결 방식이고 최선이라고 생각했죠.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은 없습니다.


블루투스 키보드를 사려고 생각했던 건 아이패드 2를 구입하면서였습니다. 역시 돈 잡아먹는 귀신 아이패드...

아이패드는 당연하게도 USB 포트가 없다 보니, 일반 USB나 USB에 리시버를 꽂아야 하는 일반 무선 방식은 물리적으로 사용이 불가능하지요. 뭐 USB 방식을 굳이 사용하자면 사용할 수는 있겠지만, 여러 모로 불편을 감수하고 별도의 "비용"까지 들어가야 합니다. 물론 키보드는 기존에 있는 걸 사용하실 수 있을 테니까 그만큼은 저렴하긴 하겠지만 결국 총액으로 보면 터무니 없는 금액이 나오긴 하죠.


사람들은 애플 블루투스 키보드가 좋다좋다 말합니다. 아 정말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보기에도 눈이 즐겁고, 게다가 통알루미늄으로 만든 바디는 시각 만이 아니라 촉감이나 내충격 등 안전성에도 큰 만족감을 선사하겠지요.

하지만... 통알루미늄 따위 필요 없다는 다른 사람들은 어쩌란 말인가요?

메인스트림이 되고 있는 로지텍이나 마소는 너무 비싸게 나와서 사실상 엄두가 안나고 여타 브랜드에서도 판매하는 가격이 5~6만원이라 부담스러운 건 둘째치고 디자인은 마치 서울역 앞에서 구걸해서 만든 것 같죠.

최근에는 1~2만원대 모델도 비주류 브랜드를 중심으로 출시되고, 인파로에서는 그야말로 애플 정품과 완전 똑같은 카피캣도 나오고 있는 모양이더군요.


일단 사이즈가 작아서 마음에 듭니다. 가로 세로가 265mm x 125mm. 아이패드 긴 축 길이보다 약간 더 큰 정도. 게다가 독립형 펜타그래프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오타 칠 일이 적다라고 말을 하지만, 사실 확 와닿지는 않구요. 대신 키감은 슬림형 키보드 치고는 좋습니다. 물론 키를 두드릴 때 소음이 거의 없어요.


고무 패킹이 있어서 타이핑 칠 때 밀리지 않는 점은 좋지만, 키보드 높이를 조정하고 나면 패킹은 무용지물이되고, 무게까지 가볍다 보니 이리저리 밀리기도 합니다.

뭐 그래도 어디 까페에 앉아서 초안 정도 작성하기에는 참 좋은 제품이네요 ^^

블루투스 키보드를 사기 전에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대체 사서 어디에 쓸 것인가?

회사에서 업무용으로 노트북을 쓰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사실상 아이패드+키보드 조합은 어중간 하죠. 차라리 아이패드만 들고 다니면 기동성에라도 점수를 따겠지만, 이게 키보드 하나 붙이면 노트북이랑 별반 차이가 없어질 정도로 살림살이가 늘어나거든요.

-. 노트북을 움직이기 싫은데 타이핑은 정말 많이 해야 할 때
-. 빠른 타이핑 속도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경우
-. 스크린의 키감에 좌절하는 경우

아이패드에 내장된 온스크린 키보드가 휴대용 기기에서 제공하는 것 치고 나쁘지는 않지만, 뭔가 기계적으로 눌리는 감각이 없다보니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또 익숙해지더라도 결론적으로 종종 발생하는 오타는 어쩔 도리가 없다는 겁니다. 장시간 타이핑에는 맞지 않더라는 거죠.

아이패드로 대량의 타이핑을 통해 문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또 고려할 부분이 있는데요.

작업한 문서를 어떻게 옮길 것인가?

휴대기기는 휴대기기일 뿐, 결론적으로 휴대기기에서 작성한 것을 완성본으로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사진 작업이나 폰트 문제도 있고... 결국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최종적으로 작업을 하려면 메인 PC로 옮겨서 마무리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옮기는 경우 일일이 PC에 휴대기기를 접속시키는 작업은 피로감만 늘리는 데 도움을 줄 뿐이죠. 따라서 일부 워드 작업용 앱들은 패쓰. 그러면 남는 것은 클라우드 서비스.

Evernote
Google Docs

딱 이 두 후보가 되겠지요. 두 앱 모두 장단이 있습니다.

Evernote는 전용 앱을 제공하기 때문에 텍스트 편집 시에 제공하는 이점이 일부 있고 속도도 빠릅니다. 게다가 아이패드나 아이폰으로 촬영한 사진을 붙여넣어 편집하기에도 좋지요. 네트워크에 접속해 있지 않은 때라도 편집에 문제가 없고, 나중에 네트워크 접속 시에 동기화를 통해 자료를 넘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점으로는 유료 사용자가 아니라면 월 60MB의 사용량 제한 때문에 그다지 많은 자료를 올릴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특히 사진 같은 경우에는 용량을 꽤나 차지하므로 거의 사용할 수가 없다고 봐야겠죠. 하지만 기초 작업만 하는 경우라면 아시겠지만 60MB면 거의 책을 써도 몇 권을 쓸 분량이므로 무료로 사용해도 충분할 정도입니다.

Google Docs의 강점으로 꼽자면, Evernote와는 반대로 용량에 제한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진을 마구 붙여넣기도 어려운 것이 iOS에서는 내부에 있는 사진이나 파일을 전혀 붙여넣을 수가 없다는 것이죠. 결국 웹 상에서 링크를 통해 붙여넣을 수는 있겠지만, 그래봤자 나중에 최종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제가 즐겨 사용하지 않는 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Google Docs는 전용 앱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온라인 앱으로 사용해야 하며, 이렇다 보니 네트워크에 연결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아예 접근조차 불가능하게 되겠죠.

사실 좋기로야 노트북이라도 끌고 다니면 참 좋겠지만 요즘엔 노트북 하나 올려놓을 공간도 아쉬운 게 사실입니다. KTX라도 한 번 타보세요. 일등석이 아니라면 도시락 올려놓고 밥 먹을 자리도 없는 현실이 가슴 아파지겠죠.

그런 면에서 아이패드 + 블루투스 키보드 조합은 확실히 매력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밖에 나가서 문서작업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면 심사숙고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집 근처 까페에서 타이핑 하는 걸 즐기신다면 당장이라도 하나 구매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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